빈곤 시뮬레이션

빈곤가상체험 2차 모의워크샵

복지세상 2017. 4. 17. 18:27

4월 10일(월) 오후 2시, 남서울대학교 인문사회학관 1층 강의실에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학생 31명, 자문단 4명, 본회 3명 등 총 38명이 참여한 가운데 2차 모의워크샵이 진행되었습니다.

 

1. 빈곤가상체험 소개 및 역할 나눔

시작하기에 앞서 평소 빈곤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지를 작성 후 오늘 진행 할 빈곤가상체험에 대한 소개에 들어갔습니다.

소개에서는 빈곤가상체험은 무엇인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전체 진행은 어떻게 되는지, 빈곤가구와 지역사회 자원의 역할과 내용은 무엇인지 등을 설명하였습니다.

 

 

학생들은 가상의 빈곤가구와 지역사회 자원 역할을 나누어 맡았으며, 자문단은 지역사회 자원 역할을 맡았습니다.

 

빈곤가구 역할을 맡은 학생들은 가구원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뽑아 각자 가구를 구성하였으며, 가구별로 가구상황, 소품 등이 담긴 봉투를 받았습니다. 이 날 빈곤가구 유형으로는 혼자 사시는 어르신 가구, 홀로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구, 폐업/실직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4인 가구, 장애인 부부 가구, 1인 청년 가구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지역사회 자원은 빈곤가구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가구원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공과금, 요금 등을 수납하게 됩니다. 은행, 대부업체, 병원, 마트나 시장, 전기/수도/가스/통신업체, 주민센터, 사회복지관 등 꼭 필요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기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역사회 자원을 맡은 학생과 자문단들도 각자의 역할이 적힌 안내지를 읽어보고 필요한 소품을 확인하며 시작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2. 빈곤가상체험 진행

빈곤가상체험은 15분을 1주로, 총 4회 1시간 동안 제한된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은행에서 주별로 지급되는 수입을 찾기도 하고, 대출받았던 금액에 대한 이자도 납부합니다.

 

이 중 수도/전기/가스/전화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한 금액을 납부합니다.

 

내 집이 없으니 주거비도 더 들어갑니다. 생활비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월세, 관리비까지 지출하고 나면 봉투가 얇아집니다.

 

 

생계를 위해 일을 구하지만 쉽지 않고,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도 회사의 사정상, 나의 건강 때문에 일자리를 잃기도 합니다.

 

  아파서 찾은 병원에서는 건강보다도 나갈 돈이 걱정입니다.

 

 

 

갑작스럽게 닥친 어려움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주민센터나 복지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나 서비스를 알아보고 신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락조차 닿지 않는 가족(부양의무자)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받을 수 없어 힘이 빠집니다.

 

갑작스런 어려움에 도움을 청할 곳도 없고 은행 대출은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할 수 없기에 높은 이자를 내야 하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급하게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릴 수 밖에 없는 상황도 맞이합니다.

 

 

이렇게 부모님들이 바쁠 동안 학교에 간 아이들은 수학여행 갈 생각에 들뜹니다. 하지만 참가비가 적힌 가정통신문은 또 부담이 되겠죠?

 

  

  

혼자 사는 사람은 혼자, 가족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가족들과 한달 간 수입 중 필요한 지출을 하고, 어떤 제도나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 이야기하며 '한 달'을 보냅니다.

 

 

3. 빈곤가상체험 소감 나눔

이렇게 '한 달'을 보낸 후 가구별로 소감을 나누고 평가지를 작성한 후 가구별로 1명이 대표로 나와 가구원들과 나눈 소감을 발표하였습니다.

 

"매일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아르바이트 가서 사장님한테 치이고, 복불복카드(살면서 발생할 수 있는 행운이나 위기 상황이 적힌 카드)를 뽑아보니 살고 있는 집의 배관이 고장나는 일이 생겨서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구했지만, 고쳐주지 않아서 그냥 누수된 상태로 살았어요."

- 1인 청년가구 역할 참여자

 

"아버지가 실직상태여서 직장을 구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생활이 어려웠습니다. 부채가 있어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했지만 힘들었어요. 빈곤이 한번 시작되면 헤어나오기 힘든 것이라 느꼈어요."

- 실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4인가구 역할 참여자

 

"복지관, 주민센터 가서 알아보는데 작성할 서류가 많고 떼어 올 서류도 많아서 힘들었어요. 이게 실제 가정의 상황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체험을 하며 보니 복지제도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받아야 할 지 몰라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못 받은 것 같아요. 실제 저소득 가정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구나 느꼈어요."

- 조손가구 역할 참여자

 

"복불복카드를 뽑을 때 나는 무엇을 포기해야 하나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3만원을 얻었습니다. 3만원을 교통비로 사용했어요. 마지막에는 돈이 안 남으면 어쩌나, 나는 그 다음에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 생각했어요."

- 청년 가구 역할 참여자

 

"아들과 딸이 있는데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요. 한 달 간 열심히 살아보고자 했는데 복불복 카드를 뽑으니 수술을 해야 해서 300만원이 갑자기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대출도 받았는데 그것마저 도둑 맞았구요. 너무 감정이입 되어서 허탈하고 힘들었어요. 중간에 멍하니 앉아 있었죠. 1인 가구를 맡다보니 누구랑 소통할 수 없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어요."

- 독거노인 가구역할 참여자

 

" 재밌었다 라고 말하기 좀 어려운 체험이었어요. 이 사례들이 실제 사례라고 하니 더 그랬어요. 저야 단순 체험이기 때문에 잠깐의 상실감 정도로 끝날 문제이지만 누군가에겐 이것이 삶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나 지역사회 등에서 더 노력해야 할 거 같습니다. "

- 참여자 소감 중

 

처음 시작할 때와 달리 참여자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에 몰입하며 고민하고, 걱정하고, 때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막막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이 사례들이 가상이 아닌 현실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앞으로도 빈곤가상체험을 통해 빈곤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넘어 이해를 높일 수 있길 바라며, 우리 지역사회나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지 함께 생각하고 참여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함께 한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학생, 자문단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